심리상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상담이 막연히 상대방 마음에 ‘공감’하는 행위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공감’은 가족, 친구가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대화로 해소했다.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이 올라와도, 마음을 나누다 보면, 기분이 나아졌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전문적인 상담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친구들과 대화하며 순간적으로 찾아오는 불안을 달래는 것에만 집중했다. 문제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았다.
어느 날, 평소처럼 친구와 수다를 떨며 불안을 희석하던 중, 갑자기 ‘고민을 듣는 것이 귀찮다.’는 감정이 올라왔다. 그 친구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모든 대화가 귀찮게 느껴졌다. 친구가 듣고 싶을 만한 답변만 해주고 대화를 서둘러 끝냈다. 순간 불편한 진실을 깨달았다. ‘나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을 뿐, 이들의 문제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구나.’ 감정을 알아차리고 나니, 역으로 친구들의 마음도 유추할 수 있었다. ‘친구들도 비슷한 마음일 거야. 친하다고 해서 타인의 문제까지 객관적으로 봐줄 수는 없어.’
기존의 행동 양식을 바꿔보기로 했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무작정 친구들에게 털어놓지 말고, 전문가 도움을 받기로. 그렇게 수아람심리상담센터 김수형 소장님과 만났고, 10회 정도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을 오랜 기간 받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점점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낀다. 문제 원인을 ‘외부’로 돌리지 않고, 나의 기질과 연결하여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형 소장님은 내담자에게 인자하고 친절하다. 동시에 논리적이면서, 분석적인 분이다. 막연하게 내담자 편을 드는 게 아니라, 내담자 스스로 문제를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소장님 상담은 가끔 수학 논증처럼 느껴진다.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답을 찾아가는 논증. 소장님은 “내담자님이 1과 1을 더했을 때 2가 아니라 3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라고 묻는다. 나는 “제 안에 1이 하나 더 있나요. 그래서 1과 1을 더했을 때 3이 나오나요.”라고 되묻는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여정을 떠난다. 소장님의 언어는 명료하지만 단정적이지 않다. 대화가 끝날 무렵, 나는 내가 특정 상황에서 ‘왜 불안했고’, ‘왜 우울했는지’ 누구보다도 명쾌하게 이해하게 된다. 이는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건네는 피상적인 ‘공감’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상담을 받으면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대체로, 상담을 받는다고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는 것 같다. 삶은 변수로 가득하고,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통제하기 어려운 사건들도 일어나기 때문이다. 대신 상담을 반복적으로 받다 보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담자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전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도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상담의 순기능이라고 본다.
심리상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상담이 막연히 상대방 마음에 ‘공감’하는 행위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공감’은 가족, 친구가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대화로 해소했다.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이 올라와도, 마음을 나누다 보면, 기분이 나아졌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전문적인 상담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친구들과 대화하며 순간적으로 찾아오는 불안을 달래는 것에만 집중했다. 문제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았다.
어느 날, 평소처럼 친구와 수다를 떨며 불안을 희석하던 중, 갑자기 ‘고민을 듣는 것이 귀찮다.’는 감정이 올라왔다. 그 친구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모든 대화가 귀찮게 느껴졌다. 친구가 듣고 싶을 만한 답변만 해주고 대화를 서둘러 끝냈다. 순간 불편한 진실을 깨달았다. ‘나는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을 뿐, 이들의 문제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구나.’ 감정을 알아차리고 나니, 역으로 친구들의 마음도 유추할 수 있었다. ‘친구들도 비슷한 마음일 거야. 친하다고 해서 타인의 문제까지 객관적으로 봐줄 수는 없어.’
기존의 행동 양식을 바꿔보기로 했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무작정 친구들에게 털어놓지 말고, 전문가 도움을 받기로. 그렇게 수아람심리상담센터 김수형 소장님과 만났고, 10회 정도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을 오랜 기간 받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점점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낀다. 문제 원인을 ‘외부’로 돌리지 않고, 나의 기질과 연결하여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형 소장님은 내담자에게 인자하고 친절하다. 동시에 논리적이면서, 분석적인 분이다. 막연하게 내담자 편을 드는 게 아니라, 내담자 스스로 문제를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소장님 상담은 가끔 수학 논증처럼 느껴진다.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답을 찾아가는 논증. 소장님은 “내담자님이 1과 1을 더했을 때 2가 아니라 3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라고 묻는다. 나는 “제 안에 1이 하나 더 있나요. 그래서 1과 1을 더했을 때 3이 나오나요.”라고 되묻는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여정을 떠난다. 소장님의 언어는 명료하지만 단정적이지 않다. 대화가 끝날 무렵, 나는 내가 특정 상황에서 ‘왜 불안했고’, ‘왜 우울했는지’ 누구보다도 명쾌하게 이해하게 된다. 이는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건네는 피상적인 ‘공감’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상담을 받으면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대체로, 상담을 받는다고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는 것 같다. 삶은 변수로 가득하고,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통제하기 어려운 사건들도 일어나기 때문이다. 대신 상담을 반복적으로 받다 보면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담자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전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도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상담의 순기능이라고 본다.